블록체인 기술과 미래 전망

블록체인 기술과 미래 전망
Photo by Pierre Borthiry / Unsplash

대학 글쓰기1 2번째 과제로 제가 제출했던 글인데,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여기에도 올립니다.


최근 개발도상국에서 NFT 게임을 이용해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를 통해 더 잘 알려져 있는 듯하지만, 요즈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또 다른 쓰임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부상하는 NFT 코인 샌드박스의 거래량이 11월 26일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을 압도한 바도 있다. 이 글에서는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실용화 사례인 암호화폐에서 시작하여, 최근 부상하는 블록체인의 또다른 쓰임새를 주목하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서술할 예정이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성공적인 실용화 사례 중 하나이다. 먼저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간혹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똑같은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를 중앙에만 두지 않고 탈중앙화(decentralized)시켜 여러 곳에 보관한 후, 이 데이터들이 서로 같고 조작되지 않았음을 해시 알고리즘을 통해 보장해 성립하는 알고리즘이다. 즉,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50% 이상을 장악하지 않는다면 조작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특성이 역으로 시사하는 바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크기가 너무 작다면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블록체인의 유지 원동력은 수많은 사용자의 참가이다. 여기서 수많은 사용자가 블록체인의 유지에 참가하도록 하는 가장 확실한 유인(incentive)는 경제적 보상, 암호화폐이다. 그래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일반적으로 동시에 논해지는 경우가 많으나, 개념적으로 따지면 둘은 다른 개념이다.

아직까지 블록체인의 가장 성공적인 실용화 사례가 암호화폐이기 때문에, 고전적 화폐와 암호화폐를 비교하며 이해를 돕도록 해보겠다. 일단 먼저, 원화, 달러, 엔화 등 각각의 국가에서 그 유통과 흐름을 제어하며, 실물 지폐와 전산화된 지폐가 똑같은 가치를 지니는 통화를 “고전적 화폐”라고 칭하겠다. 또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과 같이 블록체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해 탈중앙화(decentralized)된 화폐를 “암호화폐”라고 칭하겠다. 나는 탈중앙화를 암호화폐에 매우 중요한 핵심적인 개념으로 보며, 따라서 블록체인 알고리즘을 사용하지만,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는 일부 암호화폐는 이 글에서 “암호화폐”라고 칭하지 않겠다.

내가 봤을 때, 암호화폐와 고전적 화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앙화 여부”이다. 고전적 화폐는 중앙의 주체가 화폐를 공급하며 전반적인 흐름을 조율한다. 또한 중앙의 주체가 하나의 장부를 가지고 있으며 중앙의 주체가 이 장부의 유효성을 보장한다. 그에 반해 암호화폐의 유효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중앙화된 주체가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모든 구성원이다.

간혹 ‘암호화폐는 전기 신호에 불과하며 창출해내는 부과가치가 0에 수렴한다’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냐/아니냐,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냐를 따져보면,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암호화폐의 가치 창출 능력이 훨씬 높다. 지폐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고, 인터넷 뱅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전산화된 돈은 전기 신호의 집합이다. 암호화폐 역시 똑같이 전기 신호의 집합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성을 떼고 고전적 화폐와 암호화폐를 비교하면 둘은 모두 상품 교환에 사용되는 가상의 개념이라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다. 고전적 화폐의 규모가 암호화폐의 규모를 압도하므로 고전적 화폐는 상품에 대해 안정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고 암호화폐는 아직 그렇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성과 잠재력까지 고려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암호화폐의 가치는 고전적 화폐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게 된다. 고전적 화폐는 암호화폐에 비해 공학적으로 확장되기 힘들다.

암호화폐 시장이 더 성장할지 아닐지는 차치하고, 난 암호화폐보다는 그것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더 중요도를 두고 싶다. 이 글의 전반부가 경제에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긴 하나, 난 경제학자도, 사회학자도 아니다. 공학을 공부하는 한 명의 공학도로서, 공학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했고 그것의 잠재력을 보았다.

현재 인간의, 시장의 광기에 기반한 암호화폐의 부정적 인식에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은 꽤 저평가된 상태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나는 공학의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보았고 이것이 불러일으킬 막대한 활용성과 잠재력을 보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앞서 말했듯 모두가 하나의 데이터 장부를 가지고 있어 이것을 네트워크의 50% 이상을 장악하지 않는 한 누군가 위변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암호화폐에 사용돼 거래 내역의 유효성을 보장할 수도 있지만, 특정 데이터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외에 다른 곳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이미 미술계와 게임계에 침투하고 있는 훌륭한 예시는 NFT, Non-Fungible Token이다. 다양한 미술 작품이 NFT화되어 지금도 수십억 원에 팔려나가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아직 법률 제한 등의 요소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외국에서,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NFT 게임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도 흔하다. 1인 평균 수입보다 NFT 게임을 통해 얻는 수입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 게임 아이템을 NFT화할 경우 다양한 게임 플랫폼간 아이템 시장을 통합해 거래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게임은 아직 없지만 현재 구현을 진행하고 있는 게임은 여럿 있다.

또한 탈중앙화 신원증명(Decentralized Identifier, DID) 역시 하나의 응용 사례이고 이것은 이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다. 바로 전자 예방접종증명서 ‘COOV’ 앱이다. DID를 이용하면 공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인증정보를 이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향후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도 스마트폰의 인증 앱으로 대체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DID 외에, 온라인 투표 역시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는 좋은 예시이다. 대선 후보자 세력의 경우 꽤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오히려 중앙화 시스템이 탈중앙화 시스템보다 취약할 우려가 존재한다.

그러나 당연히 블록체인 기술에도 한계는 있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기에, 잘못된 설계로 네트워크가 무너지면 중앙화된 시스템보다 통제가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2021년 11월 13일 클레이튼이 무려 36시간 동안 Go 언어의 버그로 인해 셧다운 된 바 있다. NFT의 게임에의 응용 역시 게임 시장은 키울 수 있다고 한들, 게임의 유희로서의 기능과 제대로 접목이 될 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또 양자컴퓨터의 출현 등으로 인해 블록체인 네트워크 전체가 무력화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아직까지 블록체인 기술의 성공적인 응용 사례는 암호화폐 외에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으며 전체적으로 이 분야는 미성숙하였다. 당장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사례’라고 소소하게 알려진 것들도 그냥 제대로 설계된 중앙서버가 있으면 대체가 가능하고 오히려 중앙서버를 쓰는 쪽이 더 나아 보이는 경우도 꽤 많다. 블록체인의 활용 사례로 알려져 있지만 ‘잘 설계된, 신뢰 가능한 중앙화 시스템’에서도 똑같은 것을 구현할 수 있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 시스템이 신뢰 불가능한 경우(미술품 NFT 판매), 또는 중앙화 시스템이 가지기 힘든 확장성이 필요한 경우 등, 블록체인 기술만이 독보적인 강점과 영향력을 가지는 활용 사례는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중앙 시스템이 신뢰 불가능한 경우는 탈중앙화, 블록체인 기술이 독보적인 장점을 가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블록체인 기술과 그의 응용은 앞으로 미래 활용 가능성과 전망이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블록체인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 기대해 보고 싶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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